[與野 국회 파행]與 “한발씩 물러서자”

  • 입력 2004년 11월 2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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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 나흘째를 맞은 2일 여야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조율에 부심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등원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유감 표명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청와대에 항의방문단을 보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이 총리의 파면을 촉구하는 등 여전히 강경한 자세다. 양당의 속셈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는 훨씬 복잡해 국회 정상화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국회 공전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한나라당의 비이성적인 요구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강경 기류가 아직 우세한 편이다.

2일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가 끝난 뒤 전병헌(田炳憲) 부대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오래 갈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해찬 총리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먼저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총리가 먼저 사과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날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한나라당이 등원할 경우 이 총리가 적절한 수준의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한나라당측에 전달하는 등 물밑 접촉을 계속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이 요구한 ‘양당 대국민 사과후 국회 정상화’ 제안이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양측이 동시에 ‘화해의 손’을 내미는 해법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에서다.

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색깔론’ 공세를 사과한다면, 국회 파행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이 총리를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박영선(朴映宣) 원내대변인은 “몇몇 의원들이 1일 이 총리에게 한나라당의 ‘좌파 공세’에 대한 총리의 뜻이 충분히 전달됐으니 대승적 차원에서 유감표명을 하는 게 어떠냐고 건의했다”며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한나라당의 선(先) 등원이 정상화의 전제라는 입장인 셈이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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