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결과는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와 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 등이 서울대 등 전국 대학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3년간 실시한 ‘대학생 생활과 의식’ 조사에서 드러났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조사에서 이들 대학생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매우 진보적’ 6.2%, ‘다소 진보적’이란 응답 56.7%를 합쳐 62.9%가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2004년의 경우에는 ‘매우 진보적’ 3.4%, ‘다소 진보적’ 41.3%를 합쳐 44.7%의 응답자만이 진보적이라는 응답을 했다.
반면 2년 전 25.5%에 불과했던 중도라는 응답은 지난해 36.5%, 올해 40.3%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의 탈(脫)이념적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진보적 운동권 학생들이 주류를 이뤘던 독서동아리 등 이념서클은 해마다 회원이 줄거나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 1980년대 이후 운동권 출신들이 주로 장악했던 학생회 지도부도 서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많은 대학에서 비운동권 출신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대 일부 단과대의 경우는 아예 학생회장 후보자가 없어 선거 자체가 미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설 교수는 “대학 시절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1970, 80년대 대학생들과 달리 요즘 대학생들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자신의 일상에 관한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 등 사회 구조적 요인도 대학생들을 현실주의자로 만드는 주요한 원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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