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이 열흘 넘게 장기화하면서 결자해지를 요구하던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이 총리간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김 의장이 유감 표명을 종용하는 전화를 걸자 이 총리가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화답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이 총리는 당초 여야 합의를 토대로 12일경 국회에서 유감 표명을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선(先) 여야 합의’가 난망해지자 이 총리는 난감한 상황에 몰렸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해외 순방(12일부터)도 그의 입지를 좁혔다.
결국 김 의장의 중재 노력으로 8일 밤 열린우리당 중진들이 긴급 회동해 유감 표명의 방식을 놓고 이 총리측과 물밑 협의를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타협안이 국회의장과 열린우리당의 요청을 수락하는 모양새로 성명을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이 총리측은 발표 직전까지 문안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김 의장은 “이 총리가 진솔하게 사과했다고 본다. 이제 국회가 할일은 국회 문을 열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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