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우리의 정책이다.”
볼턴 차관만큼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강경발언으로 미 국무부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사람도 드물다.
지난해 7월 31일 서울을 방문했을 때는 북한을 독재자의 통제하에 있는 ‘지옥 같은 악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의 국무부 개편작업이 이어지면서 딕 체니 부통령실과 교감을 나누며 초강경파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진영의 목소리를 높여 온 볼턴 차관의 거취는 그래서 한국에도 큰 관심사다.
만약 볼턴 차관이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으로 승진한다면 미국의 대북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곧 들어설 콘돌리자 라이스 신임 장관 체제의 국무부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나 체니 부통령 같은 네오콘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 나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볼턴 차관이 부장관이 되면 라이스 내정자는 결국 체니 부통령의 영향력에 묻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 볼턴 차관 본인은 여러 경로를 통해 부장관 승진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라이스 내정자의 의중.
미 행정부 당국자는 18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라이스 내정자는 자기가 일하기 편한 인사들과 함께 국무부에 들어오길 원할 것이고, 대통령도 그런 의견을 존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라이스 내정자와 볼턴 차관은 나쁜 관계도 좋은 관계도 아니다”고 말했다. 볼턴 차관이 라이스 내정자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어서 그의 부장관 승진은 희망에 그칠 전망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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