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판교신도시 투자전략 어떻게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6시 21분


경기 성남시 판교를 내려다 본 항공사진. 이 일대가 향후 2만9700여 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는 신도시로 변모하겠지만 기존의 어떤 신도시보다 많은 녹지공간이 보존될 계획이다. 사진제공 토지공사
경기 성남시 판교를 내려다 본 항공사진. 이 일대가 향후 2만9700여 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는 신도시로 변모하겠지만 기존의 어떤 신도시보다 많은 녹지공간이 보존될 계획이다. 사진제공 토지공사
판교 시범단지의 첫 분양이 반 년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초부터 ‘부동산 시장의 로또’ ‘청약통장의 블랙홀’ ‘청약 올림픽’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대단히 높다.

건설교통부 토지공사 등은 “판교 토지보상이 내년 초까지는 100%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등 내년 6월 예정대로 분양이 실시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들어 다소 바뀐 상황으로는 건교부에서 △무주택자 공급 비율 확대 △분양권 전매금지와 입주 후 매매 제한 등에 대한 방침을 세우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부동산 전문가들과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판교신도시 거품론’도 솔솔 제기되고 있어 내년 청약을 염두에 두고 있는 실수요자들은 이에 대한 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자 공급 확대, 무엇이 달라지나=건교부는 최근 판교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 대한 무주택자 우선공급비율을 85%까지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84만평 크기의 판교에는 총 2만9700가구(공동주택 2만6974가구, 단독주택 2726가구)가 지어진다. 판교신도시엔 8만9000명을 수용하게 되며 20만 평 규모의 벤처단지와 5만 평 규모의 테마파크, 교육시설구역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자족기반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공동주택의 평형별 가구 수는 △국민임대(6000가구) 포함해 소형(전용 18평 이하) 9500가구 △중소형(18∼25.7평) 1만100가구 △중대형(25.7∼40.8평) 5100가구 △대형(40.8평 이상) 2274가구 등이다.

건교부의 방침대로 85%까지 무주택자 우선공급 비율을 확대할 경우를 가정하면 이 중 최대 1만1560가구가 무주택자에게 돌아간다는 계산이 된다. 이 가운데 성남시 거주자이면서 ‘무주택자 우선공급 대상’에 속한 사람들에게만 3468가구가 할당된다.

반면 과거 5년 내 당첨 경력이 있거나 1가구 1주택을 이미 소유한 사람들의 경우 25.7평 이하 주택 중 나머지 2040가구만을 놓고 경쟁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도 무주택자 우선공급, 그리고 성남 거주자 30% 우선공급에 탈락한 통장 소유자들과 함께 다시 한번 청약 경쟁을 벌여야 하므로, 경쟁률은 최대 수천 대 1까지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규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건교부에서는 내년 초까지 분양권 전매금지와 입주 후 매매 제한 등에 대한 세부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주택 규모에 대해서는 ‘원가연동제’(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분양가는 낮아지겠지만, 입주 후에도 일정기간 매매할 수 없게 되면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청약자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에서 거론되고 있는 안에 따르면 입주 시까지(통상 분양일로부터 2년 6개월 이상) 분양권 전매금지와 입주 후에도 ‘3년 보유 1년 거주’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매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판교 청약자들은 최소 6년간의 장기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때문에 자금력이 달리는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증 매매’(미리 웃돈을 주고 장래 일정시점에 소유권이 넘어오도록 매매 당사자들끼리 편법적으로 계약을 맺는 방식)가 성행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한광호 대표는 “은행권 대출 등을 감안하더라도 총 분양가의 50%에 대해서는 확실한 조달계획이 서야만 청약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제기되는 ‘거품론’=향후 시세가 서울 강남은 물론 분당신도시만큼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견이 만만치 않다.

우선 판교는 중소형 아파트가 전체 2만6974가구 중 75%(1만9600가구)에 이른다. 이는 분당의 55%(5만5782가구)는 물론 일산의 68%(5만4218가구)보다도 높은 수준. 중소형 아파트가 많으면 시세가 오르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시장의 일반적인 속설이다.

또 전용면적 18평 이하 중 6000가구가 30년 국민임대 아파트로 공급된다. 임대아파트 또한 시세측면에서만 보면 호재는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 예컨대 같은 강남구라도 임대아파트가 있는 수서동 31평형 A아파트는 시세가 4억6000만 원으로 입지조건이 비슷한 대치동 32평형 B아파트(6억9000만 원)의 70%에 못 미친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분양권 전매나 입주 후 매매가 금지될 것으로 보이는 향후 6년여간은 제 가격이 형성되기 어렵다”며 “크기가 분당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자족형 신도시가 되기 어렵고 소형 평수가 지나치게 많아 ‘강남의 대체 신도시’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 개요
내용
면적284만 평
가구 수2만9700가구
수용 인구8만9000여 명
분양시기△2005년 6월경 시범단지 5000가구 첫 분양
△2006∼2008년 단계적으로 2만4700가구 분양
사업시행자토지공사, 주택공사, 경기도, 성남시
특징△청약 당첨확률 이례적으로 낮으나 시세차익 기대됨
△국민주택 이하 규모의 경우 분양권 전매나 매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음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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