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 선물거래소 등 통합 대상 기관들은 조직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호 비방과 ‘로비’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기관은 통합 때 소속 직원들이 유리하도록 직급을 일률적으로 올렸습니다. 다른 기관은 “상대방 기관 직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거나 “불필요한 인력이 많다”는 비방을 공공연히 합니다.
증권예탁원과 한국증권전산 등 유관기관들도 거래소 통합 이후 조직이 통합거래소에 흡수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통합거래소가 두 기관을 유가증권본부에 편입시키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증권전산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새 시스템을 구축하며, 증권예탁원이 갖고 있는 결제 기능도 외국 거래소처럼 직접 하겠다는 것이죠.
증권전산 노조는 “증권전산이 국내 증시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한 공을 무시하는 기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증권예탁원도 이달 2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거래소의 의결권 제한 등 소유구조 개편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거래소가 주총에 불참하고 소유구조 개편에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증권 관계기간 간 알력이 커짐에 따라 내년 1월 28일로 예정된 통합거래소 출범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출범 시한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밥그릇’ 싸움 때문에 조직 개편이나 업무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증권사 관계자는 “통합거래소는 출범도 문제지만 통합 이후 불협화음도 클 것”이라며 “증권사들은 불황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반해 증권사들이 출자해 만든 증권 관계기관들은 오히려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송진흡 경제부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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