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강진과 이에 따른 쓰나미는 ‘바다의 여왕’ 같은 떼죽음 현장을 피해지역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일본 기상청은 28일 이번 지진의 파괴력이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의 1600배가 넘었다고 밝혔다.
‘집단 참사’ 현장이 속속 발견되면서 지진과 쓰나미의 희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끊어졌던 교통과 통신이 일부 연결되고 발굴 작업이 진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지역이 많은 실정이다.
▽사망자 10만 명 넘을 듯=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수마트라 섬의 사망자가 3만 명이라고 밝혔다. 진앙에서 150km 떨어져 가장 큰 피해를 본 메라보에서는 주민 4만 명 중 1만 명이 숨졌다고 현지 관리들은 전했다. 쓰나미는 메라보의 75%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쓸어갔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아체 주의 주도인 반다아체에서는 주민 30만 명의 5%인 1만5000명이 몰살한 것 같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사회복지부의 한 관리는 사망자가 3만 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도의 사망자는 안다만 및 니코바르 제도의 희생자 1만 명을 포함해 2만 명에 이른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한 현지 경찰은 “니코바르 제도 주민의 5명 중 1명이 죽거나 실종된 것 같다”고 밝혔다.
29일 현재 외신들의 집계를 종합하면 각국의 사망자는 인도네시아 3만3000명을 비롯해 스리랑카 2만7000명, 인도 1만7000명, 태국 1700명 등으로 총 사망자는 8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발굴이 진행되고 실종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체 사망자는 1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집계 및 신원확인 포기=인도 타밀나두의 일부 지역 관리들은 사망자 집계를 포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해변과 길거리에 널린 시신들이 부패하고 있어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속히 집단매장이나 화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집계와 신원 확인에 매달리다 보면 시신이 부패해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각국이 집단매장 외에는 대책이 없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관리들은 일부 사망자들의 지문을 찍고 있지만 나중에 신원이 확인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
한편 유엔아동기금 캐럴 벨라미 집행위원장은 전체 희생자의 30%는 어린이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DPA통신은 인도 타밀나두의 한 마을에서 3500명이 숨졌으며 이 중 대다수는 어린이들이었다고 전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