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 과학기술논문인용정보(SCI)에 등재된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 1만8635편을 발표해 전년도에 이어 세계 14위를 유지했고, 연말에는 국내 고속철도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시속 350km의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이처럼 우수한 과학기술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는 스스로의 역량을 과소평가하거나 폄훼하는 습관이 있다. 연구개발 문화와 인프라가 황무지였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의 역량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고 칭찬하기에 충분하다.
스포츠 문화 연예 분야처럼 과학기술 스타를 발굴해 커다란 재목으로 성장하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이제는 과학기술계에서도 스타가 자랄 수 있는 기본 토양이 확보됐다고 생각한다. 잡목 숲에서 쓸 만한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간벌과 가지치기 등으로 육림하듯이 우수한 과학자와 기술인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연구와 기술개발이 천직이라 생각하고 묵묵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될성부른 재목’을 찾아내 스타로 육성하자. ‘되고 싶고, 닮고 싶은 과학자’를 선정하고, 이달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표창하고, 노벨상 후보군의 후원회를 결성하자.
과학과 기술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도 과학기술계에 대한 사기진작은 꼭 필요하다. 유망한 과학자를 적극 발굴해 제2, 제3의 황우석 교수를 만드는 일은 큰 예산 없이도 가능하다.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에 긍지를 느끼고 스스로의 역량에 대해 자신감을 갖도록 칭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과학기술계의 숲에 많은 자양분이 공급될 것이다.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재료공학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