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이날 낮 고치(高知) 현에서 한일친선협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일협력과 우호를 강조하는 강연을 한 뒤 오후에 에히메(愛媛) 현으로 이동했다. 에히메 현에서는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한 뒤 주말쯤 귀국할 예정이라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김 전 총리는 7일 일본에 도착, 8일 민단 오카야마(岡山) 현 지방본부가 주최한 신년회에 참석한 뒤 10일 시코쿠 섬으로 이동해 섬 안의 고치 현, 에히메 현에 머물러왔다.
그의 일정에 간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보름가량 일본에 머무는 이번 여행에 대해 “시코쿠 섬 일대가 따뜻한 지역이라 골프도 즐길 겸 겨울 휴가차 찾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한국 정부의 한일협정 문서 공개 일정을 그가 몰랐을 리 없는 만큼 아마도 다른 계산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평소 그가 일본의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자주 찾는 도쿄(東京)를 피해 시코쿠 섬을 택한 것도 역시 취재진을 피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는 1962년 11월 중앙정보부장 시절 한일간 쟁점 사항이던 경제협력, 청구권 대가와 관련해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일본 외상과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민간차관 1억 달러 이상’을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김종필-오히라 메모’를 통해 정치적 매듭을 지은 바 있다.
그는 5·16군사정변 세력의 핵심으로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 이어 정권 내 2인자였기에 한일간 공식 협상 창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정치적 타협이 가능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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