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체포, 투옥, 물리적 위해의 공포 없이 마을 광장 한복판으로 걸어가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수 없다면 그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공포사회”라는 것이 샤란스키 장관의 ‘광장론’이다.
우크라이나 출신 유대인으로 옛 소련의 반체제 인사였던 샤란스키 장관은 사형선고를 받고 9년간 복역한 뒤 이스라엘로 이주해 강경 우익 정치인이 된 인물. 이후 저술활동을 통해 세계의 진정한 안보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한마디로 ‘민주주의가 세계를 안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샤란스키 장관의 주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장해 온 중동민주화 구상과 일맥상통할 뿐 아니라 이라크전의 명분을 세워주는 이론적 토대로 활용됐다.
부시 대통령은 샤란스키 장관이 쓴 ‘민주주의론(The Case for Democracy)’을 탐독했을 뿐 아니라 참모들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큼 관심을 보였다고 타임 인터넷판이 최근 전했다.
평소 신문도 읽지 않는다고 자랑삼아 말하고 ‘역사학자들은 나에게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부시 대통령이지만 샤란스키 장관만큼은 다르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샤란스키 장관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한 시간여 동안 토론을 하기도 했다.
라이스 내정자가 청문회에서 샤란스키 장관의 이론을 거론한 것도 부시 대통령의 이런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북한 쿠바 미얀마 이란 벨로루시 짐바브웨를 거론한 것도 샤란스키 장관이 말한 ‘공포 사회’를 의미한다. 민주화 대상국이라는 말이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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