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대응’ ‘신중론’ ‘성숙한 대처’.
한일협정 문건 공개에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3동지회(한일협정 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학생운동가 출신 모임)의 전현직 회장단 모임. 이날 모임에서 전직 회장인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현직 회장인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3인3색’의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우선 그동안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아 비판했던 이 의원은 정면 대응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야당이 (여권의) 정치적 이용 운운하며 이 문제를 비켜가거나 덮으려하면 안 된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당시 정권 관계자들은 사과하고 진상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필요하면 한일 신협정도 체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야당의 원내 사령탑이라는 부담 때문인지 신중론을 폈다. 그는 “피해자의 권리 회복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양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공개된 것이 전체 문서의 일부분인 만큼 지금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이 시장은 노무현(盧武鉉) 정부와 각을 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이 시장은 “현 정부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무조건 잘못됐다고 할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이 우리의 순수한 주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협상을 하자고 하면 국민적 정서가 모두 운동권 정서로 간다”면서 “어른스럽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시장은 한일협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당시 30대 중반 아니었느냐. 요즘 말하면 386이지. 똑똑하다고 먼저 한 팀이 일본에 건너간 것”이라며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상은 노회한 사람인데…. 그런 걸 보더라도 일본에서 JP를 좋아하게 돼 있다”고 우회적으로 386과 JP를 싸잡아 비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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