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전홍섭]국가시험에 인성평가제 도입을

  • 입력 2005년 1월 31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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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인사위원회는 올해부터 모든 국가공무원 공개 채용 시험의 응시원서에서 학력 기재란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면접시험 때 학적부나 성적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벌주의의 폐단을 없애기 위한 고육책으로 판단된다.

출신 학교나 학력에 따른 선입견 없이 실력 위주로 선발한다는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사람 뽑는 일을 오로지 시험 성적에 의해서만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응시원서의 학력란을 폐지한다고 해서 만연한 학벌주의가 사라질 것인지 의문이다. 모든 서식에서 본적란을 없앴지만 지역주의는 여전하지 않은가. 문제의 본질이 그런 형식적 요건에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학력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인식 전환과 함께 성실한 사람을 선발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제도다.

국가시험의 목적은 공공을 위해 봉사할 인재를 등용하는 데 있다. 성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바로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공직자로서 더 중요한 것은 품성이나 성격, 대인관계, 도덕성과 같은 덕목이다. 이런 요소들은 그 사람을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고 교육 과정을 통해서 파악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 사람을 직접 가르친 출신 학교 교사나 교수 또는 사회지도급 인사들의 추천을 중요한 전형 자료로 채택해야 한다. 사람을 추천하는 일은 자신의 인격을 걸고 하는 일이다. 최근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중요한 자료로 요구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무원 등의 전형에서 학과 시험과 함께 추천을 의무화하고 어느 정도의 수습기간을 통해 최종 선발할 것을 제안한다. 그래야 한 사람의 인성과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그래서 학식과 수완보다는 인간적 품성과 창의적 능력을 갖고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내야 한다.

전홍섭 서울 잠실여고 교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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