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부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시시각각 상황을 악화시키는 북한을 구경하듯 바라보는 태도로는 해결은커녕 사태 악화를 막기 어렵다.
이제 대북정책의 큰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정부가 섣부른 낙관론에 입각해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북한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점부터 반성해야 한다. “2월이 지나면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했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그 예다. 대북정책의 주무장관조차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리라는 막연한 기대에 젖어 있었다는 증거가 아닌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정부의 대북(對北) 정보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기도 하다.
유화일변도의 대북 저자세가 핵문제 해결을 지연시킨 것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일관되게 촉구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말뿐인 ‘북핵 불용’ 원칙으로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것이다.
이제는 ‘북핵 불용’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정부가 북한에 실질적인 압박이 될 지렛대의 동원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 예컨대 남북 경협의 속도 조절을 통해 북한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도 있다. 핵 위협은 북한에 불이익이 된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모아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반 장관은 한미 공조에 한점 흔들림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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