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구산동 ‘은평의 마을’ 1층. 서울의료원 진료봉사단이 임시로 만든 진료실엔 100여 명의 마을 주민이 진료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은평의 마을은 생활능력이 없는 부랑자 1800여 명이 살고 있는 곳.
15명으로 구성된 이 봉사단은 테이블 7곳에서 간경화로 배에 복수가 찬 최모(40) 씨, 알코올중독으로 3번째 이곳을 찾은 이모(52) 씨 등 주민들의 병세를 진료했다. 간호사가 혈압과 당뇨 검사 등을 끝내면 다음 테이블에서 의사가 진찰을 하고 그 다음 테이블에서 약사가 약을 조제했다. 이들을 전부 보는 데 2시간 남짓 소요됐다.
서울의료원 진료봉사단은 지난해 11월 직원 500여 명 중 150여 명이 참여해 발족했다. 총 9개 팀으로 나눠 서울시내 노인요양원, 장애인시설 등 다양한 사회복지시설 9곳에서 각 팀이 매주 한 번씩 번갈아가며 1년 동안 의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 진료단장인 신영민 정신과 과장은 “노인요양원은 폐질환, 심장질환, 관절염 등 만성질환이 많은 반면 이곳은 정신질환, 알코올중독, 피부질환이 많다”며 “시설마다 질환 특징을 파악해 맞춤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과의 상담을 맡았던 이영미 수간호사는 “뇌중풍, 말기 간경변 등 중증 질환자들은 현실적으로 제대로 치료받기 힘들다”며 “초음파검사, 간병인 사용 등 이들에게 지원 자체가 불가능한 비보험 항목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서울의료원 진료봉사단은 동아일보사와 서울시 산하 서울복지재단이 함께 벌이고 있는 ‘행복나눔 네트워크’ 캠페인에 동참해 극빈자 및 진료소외 계층의 환자들에게 무료 의료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의료 자원봉사활동, 의약품 나눔 등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서울복지재단(nanum@welfare.seoul.kr)에 문의하면 된다. 02-738-3181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