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원들의 ‘평가제 반대’ 설득력 없다

  • 입력 2005년 3월 27일 18시 57분


4월부터 시범 실시되는 교원평가제에 교원 다수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교총이 교원 2만5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6%가 교원평가제 실시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으며 ‘교원평가제가 장차 구조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제도 도입을 막아야 한다’는 설문에는 60%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현행 교원인사제도는 1969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 없는 근무제도가 경쟁사회에서 이토록 오래 유지되어 온 것 자체가 의아스러운 일이다. 40년 가깝게 평가도, 보상도 없었던 불합리한 시스템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나태하고 무기력한 공교육의 현주소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3%가 교원평가제를 찬성한 것은 교직사회에 대한 깊은 불신의 표현이다. 공교육의 끝없는 추락이 전적으로 교사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교사들은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겸허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교원평가제를 반대하거나, 심지어 이를 막겠다는 것은 교사들의 집단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으며 국민의 실망감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공교육의 당면 과제가 수준 높은 교사의 확보라는 사실은 교원들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보다 학원을 선호하고, 교사보다 학원 강사를 더 존경하는 것은 사교육이 치열한 경쟁체제 속에서 나름대로 수요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온 데 있다. 학교가 사교육에 내준 신뢰를 되찾기 위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교사가 학교 안팎에서 인정받으며 적절한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교원평가제는 벌써 도입했어야 옳았다. 성과와 실적에 근거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면 교원들도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교육 당국은 교원평가제의 전면 확대 실시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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