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강원도 특히 동해안에서 산불이 잦고 피해 규모도 큰 이유는 뭘까.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3월부터 6월 사이에 태백산맥을 두고 고온 건조한 바람이 부는 '푄(높새)현상'으로 눈이나 비가 내려도 땅이 금방 건조해지는데다 백두대간에서 해안까지 가파른 지형으로 인해 물기를 오래 머금지 못해 산불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강풍을 가리키는 초속 15m이상의 양강지풍(襄江之風)은 바람의 세기가 강한 것은 물론이고 풍향도 수시로 바뀌어 헬기 등 산불진화장비의 접근을 어렵게 해 불이 나면 대형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불이 발생한 양양 등 동해안에 4일 오후 7시부터 강풍주의보(10분간 평균 풍속이 초속 14m 이상이거나 순간 풍속이 20m 이상일 때)가 발효된 가운데 5일 새벽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양양과 대관령일대 26m/s, 속초 21m/s, 진부령 19.5m/s, 강릉 16.2m/s 등으로 바람이 잦아지지 않고 더욱 강해진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다.
2000년 4월 7일 삼척과 동해, 강릉, 울진시 일대에서 발생해 2만3448㏊의 임야를 태운 사상 최대의 동해안 산불기간 중에도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7m에 이르는 강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또 동해안 일대에 송진 등으로 인화력이 강한 소나무 산림이 많은 것도 불이 쉽게 진화되지 않고 번진 주범으로 지적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동해안 지역은 지형적인 악조건에다 해빙기에 건조한 바람이 불어 조그만 불씨도 순식간에 불이 번져 대형화하는 만큼 행락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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