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기사제목을 보면 주로 이렇다. △How to talk your way out of a ticket(교통딱지 안 떼이게 말 잘하는 법) △How to lose a guy in ten days(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How to feng shui your apartment(아파트 풍수 인테리어 방법) △How to use the best pick-up lines(최고의 ‘작업용’ 멘트 날리기).
여기에 나오는 기사제목에선 미국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데….
우선 제목에 나오는 feng shui는 풍수(風水)의 중국발음을 영어로 표기한 것. 풍수는 미국 주류사회에서 fad(일시적 유행)를 넘어서서 문화로 자리 잡은 개념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가수 마돈나,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도 풍수를 중요시하는 유명인사들이다.
그럼 pick-up line이란 무엇일까? 영어에서 활용도 200%를 자랑하는 표현인 pick up은 변화무쌍한 변신술을 자랑한다. 여기서 한 가지 뜻을 짚자면 ‘만나다’ 혹은 속어로 ‘꼬시다’의 뜻. “Where did you pick her up?”은 “저 여자 어디서 만났어요?” 혹은 “저 여자 어디서 꼬셨어요?”다. 앤디의 기사제목에 나오는 pick-up line은 바로 그런 의미이다.
line이라는 단어 역시 여러 의미로 쓰이는데 이 문맥에서는 ‘대사’ 혹은 ‘멘트’이다. 그래서 ‘pick-up line’하면 ‘이성에게 던지는 작업용 멘트’를 말한다.
pick-up line도 문화마다 다를까? 우리나라에서는 “혹시 시간 있으시면 차라도 한 잔?”이 가장 고전적인 pick-up line이라 하겠는데, 미국에서 쓰는 pick-up line의 고전은 “Haven’t we met before?(우리 이전에 만난 적 있지요?)”하며 말을 붙이는 것이다.
너무 강하거나 느끼하거나 직설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이 질문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묘한 힘이 있다. “Haven’t we met before?”란 질문을 받는 상대는 거의 반사적으로 그게 pick-up line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정말 만난 적이 있는지 궁금해 묻는 경우에는 “Haven’t we met before?” 하고 물은 뒤 곧 이어서 “This is not a pick-up line(이건 작업용 멘트가 아닙니다)” 하고 말함으로써 본인의 의도가 순수함을 밝히기도 한다.
작업용 멘트일 때는 그에 대한 응답도 각양각색이다. “Is this a pick-up line?(이거 작업용 멘트인가요?)”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를 알리고 싶어서인지 “I hear that all the time(그런 말 매일같이 들어요)”이라고 응수하기도 한다.
김태영 외화번역가·홍익대 교수 tae83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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