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많은 교사들이 아이들보다 생활인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이해를 먼저 저울질하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러한 삭막한 교단풍토에서 느끼는 절망감과 맞물려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교직을 그저 천직으로 여기고 책무를 다하던 옛 스승의 모습이 더욱 그리워진다.
교사도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 일한 만큼의 대우와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교육에 대해 지나치게 세속적 관점에서만 접근하게 되면 사물이나 단순한 상품이 아닌 성장기의 인간을 다루는 직업의 특수성이 간과될 수 있다. 교사들이 교육자의 책무를 자각하기보다 개인의 편의와 이해타산을 앞세우다 보니 빚어진 ‘교단풍토의 세속화’가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또 시장만능의 도그마에 갇힌 신자유주의의 필연적 병리현상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폐해가 어린 학생들에게 정신적 상처를 줄뿐더러 교육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고 공교육 위기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성찰이 요구된다.
누군들 나라 형편이 좋아져 교사 처우가 대폭 개선되고 여유롭게 살면서도 학생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날을 바라지 않겠는가. 문제는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활동을 물질적 가치로만 계량화하려 든다면 거기에 무슨 교육애가 자리할 것이며 어떻게 진정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아이들의 우러름 앞에서 사람의 본을 보여야 하는 것이 교사다. 꽃보다 아름답고 천금보다 소중한 아이들에게 오로지 사랑으로 다가서야 하는 교육자이기에 여느 사람들에게는 없는 ‘소명과 책임의 굴레’ 하나쯤 더 가지고 살아 간들 무에 그리 손해 보는 것이며 억울해할 일이란 말인가.
전상훈 광주 운림중 교감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