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호동초등학교. 데니스 노엘 오듀아 아워리(50) 주한 케냐대사가 의정부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일일교사로 나섰다. 한푼 두푼 정성껏 모은 돈을 보내 케냐의 빈곤 지역인 로로키에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짓게 한 의정부지역 어린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
아워리 대사는 이날 초등학생들에게 케냐의 문화와 자연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 학교 4학년 박소미 양은 “케냐의 꽃으로 모기약을 만든다는 걸 알게 돼 신기하다”며 “우리가 모은 돈으로 케냐 어린이들이 공부를 하게 된다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의정부지역 학생들은 이날 또 의정부시 부용초등학교에서 ‘케냐 이해하기’ 행사를 열었다. 학생들은 2월부터 모은 저금통 2만5000여 개로 대형 세계지도를 만들고 케냐 민속공연을 펼쳤다. 또 케냐 전통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마사이족의 실물크기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1억 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올해 성금으로 연말 로로키 지역에 초등학교를 짓는다.
지난해에는 로로키 지역에 유치원을 짓기 위해 의정부시 28개 초등학교 학생과 30개 유치원 어린이, 15개 학교의 중학생 등 모두 2만5000여 명이 성금 8500만 원을 모아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 전달했다. 월드비전은 이 돈으로 80여 명의 어린이를 보살필 수 있는 유치원을 짓고 있다. 유치원은 연말에 완공된다.
학생들의 성금으로 건물을 짓는 것뿐 아니라 필요한 교육자재와 의료용품도 마련돼 향후 운영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월드비전 이현정(李賢姃·30) 간사는 “100원이면 한 끼 식사가 해결되는 지역이라 교육은 꿈도 꾸지 못하다 한국 어린이들의 정성으로 학교를 짓게 돼 주민들이 크게 기뻐하고 있다”며 “양국 어린이의 교류와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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