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한 학생들은 원고지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논술 시험에서 원고지 사용법을 지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비슷한 내용의 답안 수백 장을 채점해야 하는 채점 교수들에게는 글을 아무리 잘 썼다고 해도 맞춤법이나 원고지 작성법이 엉망이면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
올바른 원고지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므로 평소에 논술 연습을 할 때 몇 번만 연습해 보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대입 논술 시험에서는 대체로 A3 용지에 800∼2000자의 칸이 그려진 원고지가 주어진다.
논술문은 정해진 시간 안에 써 내야 하기 때문에 평소의 연습 과정에서 주제 설정, 제재 선택, 개요 작성, 집필 등에 걸리는 시간을 알아 둔다.
원고지 한 장을 정확하고 깨끗하게 쓰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역시 감안해야 한다.
구체적인 원고지 사용법을 살펴보면, 먼저 원고지는 한 칸에 한 글자씩 쓰는 것이 원칙이다. 따옴표나 마침표 등 문장 부호도 한 글자로 간주한다.
단, 아라비아숫자나 알파벳은 한 칸에 두 자씩 써도 괜찮다. ‘1만5000’ 등 숫자를 한 칸에 한 개씩 쓰면 보기에 좋지 않으므로 두 자씩 쓰고, 알파벳은 칸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써도 된다.
제목은 첫 행을 비우고 두 번째 행에 한 칸에 한 자씩 쓰되, 원고지의 가운데 위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대입 논술고사에서는 제목과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하므로 첫 줄부터 바로 서론을 시작한다.
글을 시작할 때 첫 칸은 반드시 비운다. 새로운 문단이 시작될 때와 대화체, 긴 인용문일 때는 제시된 내용을 선명히 드러내기 위해 첫 칸을 띄어 쓴다.
인용문이 길 때는 행을 따로 잡아 쓴다. 인용문이 두 줄 이상 이어질 경우 인용부호를 쓰지 않고 시작 부분은 두 칸, 다음 행부터는 첫 칸을 비운다.
다만 인용부호 다음에 조사 ‘와, 과’ ‘라고’가 올 때는 칸을 비우지 않지만, ‘하고’가 올 경우에는 한 칸을 비운다.
구두점도 한 칸을 차지하는데, 마침표나 쉼표 다음에는 칸을 비우지 않고 느낌표와 물음표 다음에는 한 칸을 비운다. 이때 따옴표 이외의 구두점은 행의 첫 칸에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행의 맨 끝에서 띄어 써야 하는데 비울 칸이 없을 경우에는 ∨표를 치고, 다음 행의 첫 칸은 비우지 않는다.
본문에 서술할 항목이 여러 개일 경우 각 항목이 시작되는 곳은 1행을 비우고 쓴다.
원고를 수정할 때는 ‘띄어라(∨), 붙여라(⌒), 삭제(=), 삽입(∨)’만 사용해야 하며 지저분하게 까만 칠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노시용 기자 sy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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