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최환진]공모展, 기업-대학 제휴 바람직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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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생들 사이에 공모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은 학술 논문에서 문학, 광고, 마케팅, 디자인, 사진, 만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실시되고 있다.

기업들이 앞 다투어 공모전을 여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주요 고객층인 대학생에 대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공모전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공모전 수상 경력을 쌓아 취업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많은 대학생은 공모전 수상 경력을 이력서에 올리는 것이 취업을 위한 핵심적 돌파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은 공모전을 성취감을 느끼면서 실무 능력을 배양하고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한동안 대학가를 흔들었던 벤처 창업 열풍처럼 공모전 열풍이 대학생들로 하여금 모래성을 쌓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충분한 이론적 바탕이나 지식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표면적인 아이디어 발상에만 매달리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요령만 익혀서는 제대로 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또 학생들이 공모전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공모전 수상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 공모전이 취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돼야 한다.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이나 아이디어의 저작권은 기업에 귀속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불과 몇 십, 몇 백만 원의 상금을 걸고 대학생들의 풋풋한 아이디어를 거저 얻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공모전의 긍정적인 면을 살리면서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람직한 방법은 공모전을 학교 교과과정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유력 공모전은 기업들이 대학들과 제휴해 본격적인 산학협동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

최환진 한신대 교수·광고홍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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