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변신한다
자라는 지난해 전 세계 720여 매장에서 38억1900만 유로(약 4조9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자라의 경쟁력은 단연 속도다.
유행에 맞춰 1, 2주에 한 번씩 따끈따끈한 새 디자인제품이 전 세계 매장으로 보내진다.
스웨덴의 ‘H&M’, 일본의 ‘유니클로’ 등도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다.
패스트 패션은 음식의 패스트푸드처럼 소비자들의 주문, 기호, 유행을 반영해 제품을 만든다. 대부분의 의류업체가 매년 여름과 겨울 디자인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것과 비교된다.
패스트 패션 업체가 빠르게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본사가 디자인, 생산, 유통을 통합 관리하는 자가상표부착제유통(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방식 때문이다.
회사가 직접 소매점을 운영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반응을 즉각 알 수 있다.
LG패션 서영주 과장은 “패스트 패션 업체들은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소량 생산해 제품에 ‘희소성’을 부여했다”며 “‘동대문 패션’에 브랜드 디자인 품질을 보강한 형태”라고 말했다.
가격은 일반 여성정장 의류 브랜드에 비해 20% 정도 싼 수준이다.
○ 국내 패션업계도 ‘속도전’ 돌입
FnC코오롱은 2001년 SPA형 패스트 패션 브랜드 ‘쿠아’를 내놓았다. 최근 5년 동안 매출 성장률은 평균 50∼60%에 이를 만큼 성공적이다.
FnC코오롱 김복희(金福嬉) 상무는 “한국 소비자들의 유행 민감도를 감안할 때 패스트 패션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해외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유니클로는 롯데쇼핑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2일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시판 첫날 롯데백화점 서울 영등포점에서 1억5000만 원어치를 팔아 단일 브랜드 첫날 매출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에 앞서 8월에는 프랑스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 ‘꼼뜨와 데 꼬또니(CDC)’가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에 매장을 냈다.
스페인 브랜드 자라의 국내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4월 현대종합상사가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본계약이 미뤄지자 올 4월 롯데쇼핑이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드릭 뷰스 CDC 사장은 “2주 정도면 유행을 앞서가는 새 디자인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며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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