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6세 미만의 어린이를 병원에 입원시켜 본 경험이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하는 점이 이 정책의 효율성에 의심을 갖게 만든다. 나 역시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도 입원을 시킨 적이 없다. 입원이 이렇게 드문데 입원비 감면이 젊은 엄마들에게 얼마나 출산 동기를 불러일으킬지 의문이다.
어린이들이 자주 병원을 찾는 것은 어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해 병치레를 자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질환도 순식간에 중증으로 진행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감기의 경우 성인들은 며칠만 견디면 쉽게 낫지만 어린이들은 잘 낫지 않으며 좀 오래 지속되면 폐렴 등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별것 아닌 듯한 질환에도 서둘러 병원을 찾는 것이다.
이렇듯 잔병치레가 많은 어린이의 특성을 생각하면 중증 질환에 대한 지원보다는 연간 8900만 건(2004년 기준)이나 되는 외래진료비를 감면해 주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아기를 낳으면 진료비를 모두 국가에서 해결해 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사태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여성들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매력적인 정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우리와 같이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이웃 일본은 3세 미만 소아 진료비를 일부 감면해 주고 있으며, 최근에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어린이에 대한 무료 진료를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고 한다. 또 독일과 대만도 연간 수회 혹은 일정 진료일수에 대해 진료비를 면제해 주고 있다.
장 훈 소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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