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땀 흘리며 내린 판단으로 투자한다
피델리티에 대해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 씨가 주인공이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그가 운용한 ‘마젤란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무려 2703%였다.
피델리티 코리아 주식형 펀드의 운용방침은 린치 씨가 남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가장 많은 돌을 뒤집어 보는 사람이 보석을 발견한다.”
김 부장은 장세를 살필 시간이 있으면 현장을 한 번 더 찾는다. 펀드 운용을 시작한 3월 이후 지금까지 그가 찾아가 ‘뒤집어 본’ 기업은 240여 개에 이른다.
“사무실에 앉아 그래프를 쳐다보고 있으면 1% 싸게 사고 1% 비싸게 파는 ‘타이밍’을 잡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30% 싸게 사서 30%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면 발로 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기업 탐방 때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은 듣지 않는다. 그 대신 2시간가량 신랄하게 질문을 계속한다.
그는 “보통 10개 기업을 탐방하면 투자 대상 1개를 찾는다”며 “질문하고 답변하는 양쪽이 모두 힘들지만 확신을 얻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필승 카드는 세계 리서치 네트워크
펀드 성적은 매니저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린치 씨 덕분에 명성을 떨쳤던 마젤란 펀드도 최근 고전하고 있다.
김 부장은 2001∼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미래 디스커버리 펀드’를 이끌며 153%의 수익률을 올린 베테랑이다.
그는 새로 둥지를 튼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글로벌 리서치 네트워크를 꼽는다.
피델리티는 미국 보스턴, 영국 런던, 일본 도쿄, 홍콩 등에 리서치센터를 두고 있다. 모두 240여 명의 연구원이 주요 국가의 기업을 분석한다.
“국내 시장의 정보만으로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어요. 국내 기업의 리서치 결과를 해외 경쟁기업 자료와 비교해 봐야 믿을 만한 답을 얻을 수 있죠.”
예를 들어 LG필립스LCD에 투자할 때는 대만 경쟁업체를 주시하는 연구원의 도움말을 참고하고, SK에 투자하기 전에 중국 정유회사 담당자의 분석을 살펴보는 것.
그는 “세계 현지 연구원과의 긴밀한 정보 교류는 피델리티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꽉 짜인 시스템 때문에 제약을 받지는 않을까.
“현지 담당자에게 얻는 해외 기업 관련 정보도 얼마나 부지런한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100% 매니저의 권한이죠. 당연히 책임도 매니저 몫입니다.”
(도움말=한국펀드평가)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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