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센터장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이 틀리지 않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정보기술(IT) 거품에 따른 2000년 주가 급락, 2001년 미국 9·11테러 직후의 급반등, 올해의 강한 상승장 등 증시의 큰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예측했다.
주가 예측 부문 최고수로 꼽히는 그는 기관투자가 대상 설명회와 은행 우수고객 등 VIP 대상 강연에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불려 다닌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지켜야 할 기본기에 대해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 ‘경기 선행종합지수’ 챙겨보세요
김 센터장이 증시를 예측하기 위해 참고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통계청이 매월 내놓는 전년 동월 대비 경기 선행종합지수. 이 자료는 통계청 홈페이지(nso.go.kr)의 분야별 통계 ‘경제·산업동향’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경기 선행종합지수는 투자와 관련된 허가와 수주 계약, 재고율, 통화량 등 경기 변동에 앞서 움직이는 지표를 종합한 지수. 이 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클수록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해 5∼8월 주가가 급락했을 때 ‘9월 반등’을 예측하는 실마리를 여기서 찾았다.
“주가 변화는 경기 선행종합지수의 변화를 조금 앞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 선행종합지수가 연말쯤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먼저 오를 것으로 판단한 거죠.”
주가와 경기 선행종합지수의 시차는 조금씩 변하지만 요즘은 3개월 정도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경기 선행종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추이를 증권사가 제공하는 시황자료와 함께 잘 살피면 개인투자자도 주가 흐름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
그는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만 하는 개인도 경기와 주가 흐름을 알아야 펀드의 채권과 주식 비중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시황자료는 월간 전략 위주로 보세요
그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시황자료를 볼 때 개별종목에 대한 정보에 매달리지 말고 포괄적인 내용의 월간 전략을 주의 깊게 읽기를 권했다.
“직접투자를 원한다면 대표 종목을 모아 놓은 파생상품이 좋습니다.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의 흐름에만 신경 쓰면서 사고팔면 되니까요.”
그는 설령 자금이 넉넉하더라도 종목을 선정하느라 고민하지 말고 대형 우량주만 사서 3년 정도 묵히라고 조언했다. 주식 투자를 직업으로 하지 않는다면 개인이 아무리 애를 써도 주식 거래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는 것.
“많은 증권사가 매년 투자대회를 개최합니다. 놀라운 수익률을 내는 개인투자자도 물론 있지요. 하지만 전체 참가자의 평균 성적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지 못합니다.”
올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는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
김 센터장은 내년 4월쯤 일단 고점을 한번 찍을 것으로 본다.
“이제까지 주가 흐름을 비교적 잘 예측했지만 전문가인 저도 앞으로 계속 맞힐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늘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개인투자자라면 큰 흐름만 읽으면서 간접투자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김영익 센터장은…
△1959년생 △전남대 경제학과 졸, 서강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박사 △2001년 4월∼2005년 3월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 △2004년∼현재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지방행정공제회 자문위원 △2005년 4월∼현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2005년 5월∼현재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자산운용위원회 위원 △2001년 이후 ‘베스트 애널리스트(이코노미스트, 스트래티지스트) 다수 선정 △저서 ‘반드시 돈이 되는 저평가주를 짚어주마’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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