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은 또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하면서 상임위원장의 중간보고를 듣지 않고 제안설명 절차를 무시하는 등 국회법을 위반했다며 불신임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 의원들과 함께 ‘전교조에 (아이들을) 못 맡긴다’는 어깨띠를 두르고 명동 집회장소에 도착한 박 대표는 임시 연단으로 개조된 1.5t 트럭에 올라 “모든 사학을 전교조가 장악하게 되면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반미를 외치고, 북한 집단체조인 ‘아리랑’을 보며 탄성만 지를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 대표는 이어 “이제 전교조가 욕설로 도배된 반(反)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동영상으로 아이들을 세뇌시켜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진정 날치기한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우리 아이들의 미래, 그리고 헌법정신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가두집회 후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智冠) 스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최성규(崔聖奎) 목사 등 종교계 지도자들을 잇달아 면담했다. 사학재단을 많이 보유한 종교 지도자들의 지원을 얻고 장외 투쟁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다.
최 목사는 이 자리에서 “사학재단의 70∼80%가 기독교에서 세운 학교”라며 “기독교뿐만 아니라 조계종 등 7개 종단지도자협의회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고 사학법 개정 무효화 서명운동 등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어 서울역 광장에서도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과 당직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학법 개정 무효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 겸 원내대표는 13일 고위정책회의에서 “길거리로 나갈 바에는 TV토론을 통해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심판을 받자”며 한나라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사학련, 청와대에 거부권 청원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13일 청와대에 제출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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