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붉게 물들인 ‘레드와 태극기 패션’.
붉은색 ‘비 더 레즈(Be the Reds)’ 티셔츠는 1000만 장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내 원단시장에서 붉은색 원단과 염료가 동날 정도로 붉은색은 인기 최고였다. 헐렁하게 입는 ‘힙합 스타일’, 배꼽 티, 태극기 치마 등 티셔츠와 태극기로 표현하는 월드컵 패션은 재기발랄하고 다양했다.
2006년 3월. 독일 월드컵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대한민국의 거리에는 월드컵 패션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올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대박’을 놓친 기업들이 앞 다퉈 뛰어들면서 월드컵 패션은 디자인과 상품 측면에서 훨씬 다양해졌다. 2002년엔 티셔츠 한 장과 태극기가 전부였다면 올해는 월드컵용 원피스와 탱크톱(어깨가 드러난 티셔츠)까지 나오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달 13일 국가대표팀의 새 유니폼 발표를 시작으로 태극마크, 호랑이 문양을 가슴 부위에 프린트하거나 수놓은 탱크톱, 티셔츠, 원피스 등을 선보였다. 특히 나이키의 캐주얼 브랜드 ‘나이키 스포츠 컬처’는 한국 브라질 포르투갈 등 축구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을 응용해 민소매 원피스를 내놓았다.
의류업체 베이직하우스는 축구 응원단 ‘붉은 악마’와 손잡고 붉은색 바탕에 흰색 무늬가 들어간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ther)’라는 티셔츠를 새로 선보였다. 흰색 긴 티셔츠에 이 티셔츠를 덧입고, 청 미니스커트에 무릎까지 오는 줄무늬 스타킹을 신으면 발랄한 월드컵 패션이 완성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포츠캐주얼 브랜드 EXR가 선보인 ‘월드컵 피버’ 라인은 개최국 독일 국기 색에 흰색 하늘색 등을 넣었다. ‘쫄바지’에서 미니스커트, 몸에 착 달라붙는 티셔츠 등 섹시미를 강조했다고 한다.
패션업체들은 각종 월드컵 액세서리를 동원해 월드컵 스타일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축구 양말과 무릎보호대, 골키퍼용 장갑을 착용하고, 머리에는 붉은색 스카프, 뺨과 팔에는 월드컵 로고 스티커를 붙이면’ 세련된 월드컵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타일리스트 리밍(본명 김민아) 씨는 “붉은색과 전통 문양, 몸매를 드러내는 디자인 등 섹시미가 올해 월드컵 패션의 특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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