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골프 vs 성추행’ 서로 사퇴공방

  • 입력 2006년 3월 6일 15시 42분


여야가 이해찬 국무총리와 최연희 의원의 거취를 놓고 서로 ‘사퇴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3ㆍ1절 골프파문’과 관련해 5일 사실상 총리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으나 6일 “의원직까지 그만두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열린우리당도 이날 ‘여기자 성추행’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연희 의원의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반격했다.

한나라당 허태열 신임 사무총장은 6일 불교방송라디오에 출연해 이 총리의 사의표명에 대해 “현재의 역풍을 넘기기 위해, (사의표명이) 말로 그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의원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인생경륜이나 가치판단에 따라서 결정을 잘 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가 인정이 많은 사회이고 세월이 가면서 동정론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 총장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최 의원에 대해 동정론이 나왔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게 왜 없겠습니까. 최 의원은 국회 내에서 아주 인품이 훌륭한 신사로 통해왔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런 분이 참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며 “한국사회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술에 대해서는 좀 관대하지 않은가. 그런 차원에서 정말 인간적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저희들이 파악한 바로는 지역의 유권자들도 (사퇴를) 굉장히 반대를 하고 있다”며 “날이 갈수록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가고 그런 속에서 본인이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고민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총리의 사의표명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허 총장은 “대통령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돌아오시면 사퇴를 표명하겠다는 언론보도를 봤는데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다면 한나라당은 사퇴를 할 때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최근의 악재를 피해 나가기 위해서 이 총리 문제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해찬 총리 사건이 신문에 대서특필 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최연희 의원의 조속한 결단을 주장하며 역공세를 펼쳤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기자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골프문제와 관련한 이 총리가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나친 정치공세화 되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총리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모든 공직사퇴를 요구했다”며 “만약에 이 총리의 골프문제가 의원직사퇴를 요구할 사안이라면 한나라당은 이미 이전에 골프장에서 경비원을 폭행했고 또한 골프를 같이 친 상공인들에게 맥주병을 던진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또한 “국민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 최 의원을 계속해서 보호하고 사퇴를 미루게 된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최 의원의 망설임은 곧 한나라당의 망설임”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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