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S 회장은 이 총리가 부산에 오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긴급 연락을 받고 참석했다고 한다. 나중에 논란이 일자 ‘S 씨와 부산지역 상공인 일동’ 명의로 이 골프모임이 두 달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는 해명서가 언론사에 뿌려졌지만 석연치 않다.
골프모임에는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Y기업 Y 회장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총리는 2004년 4·15총선 직전 Y 회장의 장남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기도 했다. Y 회장은 이 총리와 같은 팀에서 골프를 쳤다는 골프장 직원들의 목격담이 나오고 있지만 참석자들의 진술은 오락가락한다. ‘3·1절 골프’ 다음 날 Y기업은 가격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5억 원을 부과당하고 검찰에 고발됐다.
이 차관은 이 총리가 교육부 장관일 때 국장으로 있다가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나갔고 이 총리 취임 후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측근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작년부터 Y기업 지분을 매입해 현재 7.96%를 보유하고 있다. 이기우 이사장의 후임 김평수 이사장 때 이루어진 일이다. 김 이사장도 이해찬 교육부 장관 밑에서 경기도 부교육감을 지냈다. 연금기금이나 공제회는 거액 투자를 하면서도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에는 자금난을 덜어주고 경영권을 지켜주는 ‘우군(友軍)’이 되기도 한다.
골프 모임에서 이 총리와 함께 어울린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맥과도 통하는 지역 상공인이거나 이 총리와 직간접적으로 연고가 있는 교육관계 인사들이다. 공직자 윤리 차원뿐만 아니라 골프 모임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비용을 누가 댔는지는 중요하다. 이런 의문에 대해 총리 측은 함구하고 있다.
이 총리의 사퇴와는 별개로 ‘3·1절 골프’에는 진상이 밝혀져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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