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검찰청의 얼굴 없는 천사

  • 입력 2006년 3월 8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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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에서 자신의 신분을 숨긴 누군가가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들에게 몇 년 째 장학금을 보내 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이윤선(17) 양과 김준용(17) 군은 올해 서울 도봉구 창북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두 학생은 지난 달 말 서울중앙지검 1004호로 편지를 보내왔다.

"그 동안 장학금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2학년 시작할 때 담임선생님 추천으로 장학금을 받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004호를 '천사'로 잘 못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야 '서울중앙지검 1004호'에 계신 분들께서 장학금을 보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1004호에 근무하는 검사나 직원이 없다. 1004호실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조사실로 1003호실과 1006호실 검사들이 피의자 등을 조사할 때 쓰는 곳이다.

이영렬(李永烈)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은 "장학금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외사부에서는 장학금을 보낸 사람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창북중학교 장학 담당 교사는 "검찰에서 2003년부터 매달 30만원 씩 보내 준 돈을 모아 학생 3명에게 분기마다 30만 원씩의 장학금을 줬다. 그러나 장학금을 보낸 사람은 자신이 누군지 절대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장학금을 보낸 사람의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뜻을 존중해 장학금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찾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지성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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