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부심 강한 두 도시에는 각각 광주신세계와 대구백화점이라는 강력한 지역 유통기업이 있다.
두 기업 모두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 기업이지만 뿌리는 완전히 다르다. 대구백화점은 그야말로 대구 토박이로 오랫동안 대구에서 절대 강자 자리를 지켜왔다. 반면 광주신세계는 국내 대표 유통기업 신세계의 계열사이지만 광주 시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아예 지역 기업으로 출발했다.
대구백화점은 대구의 ‘박힌 돌’이자 대구의 상징기업이다. 대구백화점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업계의 3강이 휩쓸고 있는 전국 여느 도시와 달리 오랫동안 대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왔다.
“천하의 롯데백화점이라도 대구에서는 대구백화점의 상대가 안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대구백화점의 대구 시장점유율은 2000년 초반 한때 70%를 육박했다.
2003년 2월 오랫동안 ‘소비 도시’인 대구 진출을 모색하던 롯데쇼핑이 대구에 백화점을 개점하면서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한판 대결이 시작됐다.
롯데백화점의 특기는 일단 점포를 내면 엄청난 광고와 세일 행사로 주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보는 물량 공세다. 대구백화점도 이에 맞서기 위해 판매관리비를 늘렸다. 이 때문에 2003년에는 수익률이 뚝 떨어지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구백화점은 이런 시련을 이겨내고 있다. 계열사인 대백저축은행의 본사 사옥을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오랜 단골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그 성과가 나타나면서 최근 판매관리비도 줄어드는 추세다.
광주신세계는 광주로 ‘굴러온 돌’이다. 광주신세계는 1995년 광주에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당시 대형 서점인 교보문고가 광주에 점포를 내려다 상인들의 반발에 실패한 일이 있을 정도로 현지 분위기는 외부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광주신세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 토착화 전략을 썼다. 신세계 본사의 지휘를 받는 다른 도시 신세계백화점과 달리 광주신세계는 아예 출발부터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독립 법인으로 출발했다.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지역 토산품의 전국 판로 확대에 앞장섰고 광주를 연고로 하는 여자프로농구단 ‘신세계 쿨캣’도 창단했다. 지역 장학회를 설립하고 문화 예술 체육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각별한 노력 끝에 광주신세계는 어엿한 ‘광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 본점과 대백플라자 건물 등 자산가치만 계산해도 3200억 원 정도가 된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4000원.(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원)
7월에 이마트 광주점이 개점할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와 내년 매출은 각각 73%와 43.5%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8만7000원.(교보증권 박종렬 연구원)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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