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고교 1, 2학년생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시도될 통합 교과형 논술의 출제 유형을 숙지하고 그에 필요한 학습법 및 배경 지식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출제 유형에 따른 문제도 포함해 올해 수시 모집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언어 논술
제시문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1∼2)
일은 인간 생활의 중심이다. 일은 삶을 통해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삶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매개체이다. 또 일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할 때에는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한다. 일을 통해 인간은 자기 삶의 의미를 풍부하게 한다. 그리고 사회 속에서 소속감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다. 일을 함으로써 나의 인생 목표를 확인할 수 있고, 과거의 자세를 되돌아보며, 현재와 미래의 자아를 발견하고 다듬어 나간다.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공동체 생활을 해 나가는 데 있어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일 없는 인생이란 공허하고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없게 한다.
[고등학교 시민 윤리 교과서]
포드는 서로 교환 가능한 부품을 사용하여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한 최초의 자동화 생산자였다. 개별 부품들이 항상 정확하게 똑같이 잘려지고 동일한 형태를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부품들을 조립할 숙련공이 없어도 그들은 각각을 빠르고 쉽게 부착시킬 수 있다. 조립 공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 포드는 공장 현장에 시카고 가축 방목장의 거대한 도살장에서 그가 지켜보았던 최초의 혁신인 이동 조립 라인을 도입하였다. 종업원들 앞으로 직접 차를 가져오게 함으로써 그는 생산 공정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줄이고 공장에서의 이동 속도를 통제할 수 있었다. (중략)
다른 거대 제조 기업과 마찬가지로 포드와 디트로이트 자동차 회사들은 최고 경영층에서 현장에 이르는 엄격한 계층 라인을 따라 조직되었다. 엄격한 *테일러식으로 자동차를 조립하는 인력의 숙련된 지식은 무엇이든지 짜내어졌으며 생산 속도에 대한 독자적인 통제는 거부되었다. 설계와 공학적 기술, 그리고 모든 생산과 작업 일정에 대한 의사 결정은 경영층에게 맡겨져 있었다. 조직 계층은 부서로 나누어졌는데, 각각은 특정 직능이나 활동에 책임을 지고 있으며, 모든 부서는 최종 권한이 최고 경영층의 손에 있는 상향적 명령 체계에 따라 책임을 진다. [제러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테일러 시스템(Taylor system): 미국의 F W 테일러에 의하여 고안되었으며, 분업의 원리를 바탕으로 작업의 능률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시간 연구와 동작 연구를 기초로 노동의 표준량, 임금 등을 정하는 과학적 관리 기법
볼보자동차의 우데발라 공장은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반자율적 작업팀에 의하여 생산을 수행한다. 우데발라 공장 작업 조직의 혁신성은 테일러주의적 노동 분업 원리를 역전시켜 장인적 노동을 부활시켰다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작업 조직이 산업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어진다.
우데발라 공장에는 중앙에 1개의 부품 관리소와 총 6개의 제품 생산부가 있으며, 각 제품 생산부 내에는 각각 10명으로 구성되는 8개의 작업팀이 있다. 이 공장의 위계 서열 구조는 공장장, 생산부장, 그리고 작업팀으로 되어 있어 수직적 분업도가 낮다. 또한 각 조직은 팀원 개개인의 높은 지식과 숙련, 긴 작업 사이클 타임을 바탕으로 하여 작업 계획, 작업량, 작업 방법, 작업 시간과 같은 생산과 관련된 사항들에 높은 수준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중략)
또한 현장 노동자는 스텝 부문에서 수행하는 작업에 대한 숙련도 습득할 수 있어 전통적으로 화이트칼라에 의해 수행되던 직무의 상당 부분이 현장 작업자들에게 이양되었다. 따라서 전통적인 대량 생산 공장에서 보이는 일선 감독자는 보이지 않으며, 일선 감독자에 의한 통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작업팀의 리더도 팀원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선출되는데, 팀 리더의 선출은 팀원들이 순번제에 의거하여 2개월 단위로 교대적으로 참여한다. [이영희, ‘포드주의와 포스트포드주의’]
풀어 보세요
1. (가)의 견해와 관련하여 현대 사회에서 ‘노동의 인간화’를 이루기 위해 노동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제시하시오. (250자 내외, ±25자 허용)
2. ‘노동의 인간화’ 논의에 (나)와 (다)에 나타난 생산 방식이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 논술하시오. (300자 내외, ±30자 허용)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3∼4)
(가)‘나-너’와 ‘나-그것’의 근본적인 차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두 개의 근원어는 세계에 대한 관점이자 세계와 호흡하는 방식을 나타낸다. ‘나-너’는 내가 나의 온 존재를 기울여야만 세워지는 관계이고, ‘나-그것’은 나의 온 존재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성립하는 관계이다. 상술하자면, ‘나-너’의 관계는 인간의 주체적인 체험이자 인격적인 만남, 주체 대 주체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고, ‘나-그것’의 관계는 객체적인 경험이자 지식적인 만남, 주체 대 객체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나-너’는 ‘나’와 ‘너’가 합해진 것이 아니다. ‘나-너’는 ‘나’보다 진일보한 개념이다. 그러나 ‘나-그것’은 ‘나’와 ‘그것’이 합해져서 생긴 것이다. 이것은 ‘나’보다 처진 개념이다. ‘나-그것’의 ‘나’는 타자를 공간적, 시간적, 인과적 연관 속에 두는 것으로, ‘그것’은 자기의 위치와 시각에 따라 제약이 있다. ‘나-너’의 ‘너’도 물론 공간 속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그 공간은 다른 타자들과 비교하는 공간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는, 상대와 마주 서 있는 상대자와의 공간이다.
[마르틴 부버, ‘나와 너’]
(나)산다는 것의 전 과정이 유리한 자본 투자와 조금도 다르지 않는 것같이 경험된다. 내 생명, 내 사람됨, 모두가 투자될 자본에 불과하다. 가령 어떤 사람이 비누 1개, 또는 쇠고기 1근을 살 때 그는 그가 지불한 돈이 그가 산 비누나 고기의 가치와 같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 그는 ‘몇 개의 비누는 바로 얼마라는 액수의 돈과 맞먹는다’는 등식이, 현재의 가격 구조에 비추어 타당하다는 데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다른 모든 형태의 행동 양식에까지 번져 버렸다. 연주회에 가거나 영화를 보러 가도 그는 이 구경이 그가 지불한 ‘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어떤지를 자문한다. 이 질문은 극히 제한된 경우에는 성립되지만 근본적으로 모든 것의 가치를 화폐 단위로 계산하려는 질문 자체는 의미가 없다. 왜냐 하면 같은 단위로 잴 수 없는 2개를 한 방정식에다 끌어넣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주회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돈으로는 도저히 측정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음악회는 상품이 아니고 더욱이 그것을 감상하는 경험도 상품일 수는 없는 것이다. 즐기기 위해 여행을 한다거나 강의를 듣는다거나 파티에 참석하는 것, 그리고 돈이 드는 다른 어떤 행동을 한다 해도 이와 다름이 없다. 행동은 그 자체가 생활의 생산적 행위며 그것을 위해 지출된 돈의 액수로 잴 수는 없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건전한 사회’]
3. (가)의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의 차이점을 밝히고, 현실의 인간 관계에서 보이는 하나의 사례를 제시하시오.(300자 내외, ±30자 허용)
4. (나)와 같은 행동 양식이 인간 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측면을 밝히시오.(300자 내외, ±30자 허용)
이기택 강남중앙학원 논구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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