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패션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인터넷 패션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디스플레이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4, 5월에 이곳에서 여름을 준비한다. 선글라스 반바지 등 여름 패션 아이템이 가장 잘 나가는 것도 이 시기.
국내의 대표적인 해외구매대행 인터넷 쇼핑몰인 ‘엔조이뉴욕(njoyny.ktmall.com)’의 4, 5월 10∼30대 남녀 소비자 가운데 5000명의 구매 패턴을 분석했다. 엔조이뉴욕은 회원 120만 명에 방문자가 하루 평균 3만 명을 넘는다.》
해외구매대행 인터넷 쇼핑몰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곳. 홍보대행사 프레인의 박숙용(30) 과장은 “뉴욕 파리의 최신 경향도 알 수 있고 인기 상품들은 2∼3달 앞서 가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화려한 디자인 선호
왕성한 쇼핑활동을 벌이는 20대 후반 여성이 가장 많이 구입한 아이템은 오버사이즈 선글라스(21.6%). 얼굴을 반 이상 가리는 크기로 단순한 라인에 크리스털이나 로고로 악센트를 준 스타일이 잘 나간다. 미국 여배우 니콜 리치가 애용한다는 ‘KW 선글라스’나 랄프로렌 레이밴 등의 스테디셀러인 ‘에비에이터 선글라스’가 인기 상품.
엔조이뉴욕의 홍보담당 이유리(28) 대리는 “지난해부터 레트로(복고)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선글라스도 복고풍이 인기”라며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출연한 오드리 헵번이 썼던 오버사이즈 스타일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올 초부터 인기를 끈 ‘웨지힐 슈즈’는 20대 초반(17.7%)이 많이 찾았다. 나무나 짚 등 자연소재를 활용해 밑창과 굽이 연결된 형태로 편안한 분위기가 특징. 복고풍 원피스나 플레어스커트와 잘 어울리는 샌들 스타일이 주목받았다. 초미니스커트 열풍을 타고 깜찍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원피스 미니스커트’는 10대 여성(21%)들이 선호했다.
30대 여성들이 많이 선택한 여름 아이템은 ‘캔버스 토트백’(23.9%). 패턴과 그림이 화려하거나 해변 느낌이 나는 스트로 소재가 인기다. 미디엄 사이즈의 ‘폴로 프린트 토트백’이나 ‘게스 메트로 스트로 토트백’은 여러 차례 매진과 재입고를 반복했다.
‘GS e스토어’에서 패션잡화를 맡은 정나원(31) MD는 “여러 옷차림에 무난한 데다 소지품을 많이 보관할 수 있어 실용성을 중시하는 30대가 가죽보다 가벼운 캔버스 토트백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유행보다 기본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다. 엔조이뉴욕의 고윤정 MD는 “최근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개성을 중시하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여러 해를 통해 검증된 브랜드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1인당 평균 구매비용도 남성(7만 5000원)이 여성(7만 원)보다 앞섰다.
이 경향을 반영하듯 20대 후반(22%)과 30대(24.3%) 남성이 가장 많이 구입한 품목은 ‘드레스 셔츠’. 정장이나 캐주얼 스타일에 두루 어울리는 흰색 푸른색 계통의 셔츠는 계절과 상관없이 남성들의 구매품목에서 늘 상위권이다.
반팔 티셔츠는 어느 연령대에서도 1위에 오르진 못했으나 10대(12.9%)부터 30대(11%)까지 10% 이상 구매율을 보이며 남성 전체에서 가장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폴로,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아베크롬비 앤 피치, 홀리스터, 아메리칸 이글 등이 인기 브랜드.
‘제너럴 아이디어 바이 최범석’의 최은호(34) 차장은 “몸에 달라붙는 아이템이 인기를 끌면서 남성 티셔츠도 소매가 짧고 보디 라인을 드러낸 제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남성들은 여름철에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카고 반바지(17%)를 많이 구입했으며 10대 후반의 남성(17.8%)은 학생답게 ‘캐주얼 백’에 많이 주목했다.
○화이트 팬츠와 과감한 비키니도 인기
20대 초반(15%)과 30대 여성(13.4%)에게 인기를 끈 화이트 팬츠는 소매없는 슬리브리스 니트와 편안한 샌들 분위기의 로퍼와 함께 여름 마린룩을 연출하는 데 필요한 아이템.
스키니 진 열풍에 힘입어 면 소재에 히프부터 발목까지 타이트한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의 화이트 스키니 진도 인기다. 반대로 느슨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ASOS의 레그핏 화이트 팬츠도 잘 팔렸다.
스타일리스트 양정원(24) 씨는 “화이트 팬츠는 여름 인기 스타일로 예상되는 마린룩은 물론 줄무늬 셔츠 등과 매치하면 클럽 분위기에도 잘 어울려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라고 추천했다.
남성들에게는 오프라인에선 30만∼40만 원대지만 온라인에선 20만 원대에 살 수 있는 ‘프리미엄 진’도 스테디셀러였다. 10대(7%)보다 30대(13.9%)가 많이 구입했다.
수영복을 미리 준비하는 이들도 많았다. 여성은 20대 초반(9.3%)이, 남성은 30대(2.3%)가 많았다. 남성 제품은 과감한 프린트로 단조로움을 피하고 세련된 느낌의 화이트나 짙은 네이비 컬러가 인기였으며, 여성 수영복은 ‘올드 네이비’ ‘델리아스’에서 출시한 홀터넥(끈을 목뒤로 묶은 옷)에 화사한 패턴의 과감한 비키니가 주목 받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나이별 구매 현황(단위:%) 여 성 10대 20대 초반 20대 후반 30대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8.0 11.0 21.5 12.6 캔버스 토트백 7.3 6 13.7 23.9 화이트팬츠 12.6 15 8.4 13.4 원피스 미니스커트 21.0 14.7 6.0 5.0 웨지힐 샌들 5.5 17.7 6.2 16.6 수영복 1.6 9.3 5.5 3.0 남 성 10대 20대 초반 20대 후반 30대 드레스셔츠 6.6 13.0 22.0 24.3 티셔츠 12.9 14.2 19.2 11.0 카고 반바지 3.5 17.0 13.0 9.2 캐주얼 백 17.8 10.2 8.1 6.4 프리미엄 진 7.0 9.0 11.2 13.9 수영복 0.0 0.3 1.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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