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황영진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주가가 급락해 싼 종목이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지 않는 ‘가치 함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가치에 비해 싼 종목이 많아졌는데도 주식을 팔려는 사람이 많아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때 나타나는 ‘오버슈팅’ 현상도 비슷한 사례다.
주가가 급등해 기업 가치보다 크게 높아져도 오히려 투자심리가 좋아지면서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계속 증가해 주가가 더 오르는 일이 적지 않다.
이처럼 주가는 기업 가치와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투자심리가 역동적으로 작용하면서 때로 주가가 기업 가치를 추월하거나 못 미치기도 한다.
주식 투자 대가로 꼽히는 헝가리의 안드레 코스톨라니 씨는 이를 ‘강아지 이론’으로 표현했다. 기업 가치가 ‘주인’이라면 주가는 주인과 함께 산책하는 강아지라는 것.
강아지는 주인을 따라 산책할 때 보통 주인 뒤를 따른다. 그러나 주인이 가려는 방향을 눈치 채면 한참 앞서나가기도 한다. 반대로 가끔 주인이 보이지 않으면 놀라서 주인을 찾으러 되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주인보다 훨씬 뒤에 서기도 한다.
그러나 코스톨라니 씨는 “결국 강아지는 주인과 함께 가게 돼 있다”고 말한다.
일시적으로 저평가 혹은 고평가될 수는 있어도 결국 주가는 언젠가 기업 가치를 반영하게 된다는 것.
증시가 혼란스러울수록 기업 가치를 분석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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