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월드컵]독일교민 TV응원 위기… 스위스戰 생중계 않기로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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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24일 한국 경기를 TV로 볼 수 없다고?” 3만여 독일 교민이 화가 났다. 16강행을 결정할 24일 한국-스위스전이 정작 독일에선 지상파 방송으로 생중계되지 않기 때문.

독일은 방송 3사가 하루에 1곳씩 돌아가며 월드컵 중계를 하고 있는데 조별리그 최종전은 2경기의 경기 시간이 같아 1경기만 중계할 수 있다. 21일 주독일 대사관에 따르면 경기 당일 담당 독일방송이 프랑스-토고전을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상당수 교민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민단체인 재독한인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경기가 열리는 하노버까지 전세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는데 예상 탑승 인원은 불과 50명뿐이다.

남반구의 호주 교민들도 호주 월드컵 방송사인 SBS가 한국 경기를 생중계하지 않을 계획을 세우자 한인회 명의로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래도 호주에서는 2시간 뒤에 경기를 방송하기로 해 교민들이 그나마 위안을 받고 있다고.

○…“호주와 우크라이나가 우리 대신 잘 싸워 줘서 만족합니다.”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러시아의 축구팬들은 호주와 우크라이나 팀을 응원하며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호주팀을 응원하는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이 끝나면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기 때문. 러시아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탈락에 이어 독일 월드컵에는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전격적으로 히딩크 감독을 영입했다. 한국축구를 4강에 올린 ‘히딩크 마술’로 러시아 축구를 되살리겠다는 것.

당시 러시아 팬들의 반발은 대단했지만 이번 월드컵 대회 기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호주팀이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데다 세계 최강 브라질에는 비록 졌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것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골잡이’ 안드리 t첸코가 활약하는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국가 중 러시아를 빼고는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선 팀.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졌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격파하고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이자 러시아 팬들은 ‘작은집’의 경사를 반기고 있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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