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서 경기 고양시 일산으로 통하는 통일로는 출퇴근 시간이면 상습 정체의 ‘짜증 길’로 변한다. 우회도로가 필요하지만 파주시는 2.6km 닦는 데 무려 196억 원이 들어간다는 계산서만 뽑아 놓고 있다. 주민 수가 현재 28만 명의 갑절인 6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박재홍 파주시 기획재정국장은 “현재와 같은 지방세 수입으로는 도로 건설을 엄두도 낼 수 없다”며 “문제는 앞으로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경기 과천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 사정도 파주시보다 나을 게 없다.
전체 세금에서 차지하는 지방세 비중은 2005년 기준으로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20.5%다. 일본 40.3%, 미국 39.6%, 독일 49.3% 등이다. 자체 지방세나 세외 수입으로 인건비도 못 주는 지자체가 전국의 250개 광역시도 및 시군구 가운데 72.8%인 182개나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인 자치교육, 자치경찰제는 가물에 콩 나듯 논의만 가끔 될 뿐 도입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에서는 지자체의 자구 노력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부자 자치단체’. 지난해 기준 재정자립도가 89.9%다. 하지만 강남구는 1995년 2041명이던 구청 직원을 올해 1월 기준 1307명으로 줄였다. 가로청소, 청사 시설관리, 구립도서관 운영 등 99개 업무를 민간에 위탁했다.
강남구청은 인건비를 10년간 761억 원 줄였고 효율도 높여 ‘2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의 지자체 거의 대부분이 강남구보다 재정 상태가 훨씬 더 열악하지만 정원보다 공무원 수를 적게 운용하는 지자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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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반병희 차장 bbhe424@donga.com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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