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을 나왔다가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장애 여성을 구해낸 주한 미2사단 소속 리드 에릭슨(26·왼쪽) 이병과 러셀 매켄레스(27·오른쪽) 이병은 당시의 행동을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두 미군 병사는 1일 오후 11시 50분경 경기 의정부시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나와 50m가량 걷고 있을 때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 2층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목격했다. 이들은 일단 부대 정문을 경비하는 한국 경찰에 화재 신고를 부탁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보니 연기는 더욱 짙게 번져 있었고, 출입문은 뜨거운 열기 때문에 손을 대기도 어려웠다. 초인종을 누르자 불이 난 사실을 몰랐던 정진순(67·여) 씨가 잠에서 깨어나 도움을 요청했다.
다리가 불편해 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운 딸이 집 안에 잠들어 있었기 때문. 정 씨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컴 인, 컴 인”만을 외치며 손가락으로 2층을 가리켰을 뿐이지만 두 미군은 발로 문을 부순 뒤 연기로 가득 찬 실내로 뛰어들었다.
방 안에 탈진 상태로 쓰러져 있던 정 씨의 딸을 재빨리 들쳐 업은 두 미군은 건물 외부계단을 통해 무사히 탈출했다.
의정부=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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