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양국에서 똑같이 나타나 시장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 소비자로서는 FTA 체결을 환영할 만하다. 시장에서 소비자는 이기적인 경제적 선택을 강요받는다. 이들에게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물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기업과 협회, 산업 차원에서는 존립의 문제이고 종업원에게는 생존의 문제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개방과 수입으로 경쟁이 촉발된다.
세계 경제는 국가 간 무역을 통해 발전해 왔는데 개방과 반개방의 줄타기를 해 왔다. 국가 간 무역은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다가 제1차 세계대전과 영국의 경제력 쇠퇴를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로 변질된다. 제2차 세계대전과 1929년의 대공황으로 보호무역주의의 폐단을 공감한 뒤에는 자유주의로 회귀하면서 1947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같은 국제적 무역기구와 자금기구가 등장한다.
그 후 경제블록화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960년), 유럽공동체(EC·1967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1967년)이 성립한다. 다자주의와 지역주의 틀의 상존 양상은 계속되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1989년), 유럽연합(EU·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1994년)에 이어 세계무역기구(WTO·1995년)가 나온다. 국가 간 FTA는 다른 국가 간의 경제적 연대로 이어진다. 미국과의 FTA 협상을 세계 경제의 역사적 흐름에서, 개방과 반개방의 어느 편에 서서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김진환 한국방송대 교수·무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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