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할머니…위안부 피해 김군자할머니 5000만원 기부

  • 입력 2006년 8월 1일 03시 02분


코멘트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6년간 모은 생활비를 고아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공동체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김군자(80·사진) 할머니가 31일 아름다운재단에 5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2000년 8월에도 같은 재단에 50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나눔의 집이 추진 중인 전문요양시설 건립비로 1000만 원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번에 기부한 돈은 김 할머니가 6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월 85만 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거의 쓰지 않고 모은 것. 나눔의 집은 “입고 싶은 옷, 먹고 싶은 음식을 마다하고 김 할머니가 정성들여 모은 돈”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평창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열일곱 살 때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에서 스무 살까지 위안부 생활을 겪었다. 광복과 함께 귀국한 뒤에는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1998년 나눔의 집에 정착했다.

최근 심한 관절염과 기관지염 등으로 제대로 걷지 못할 만큼 건강이 악화된 김 할머니는 “나도 부모 없이 자란 고아로 평소에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됐다”며 “아이들이 배움의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0년 기부금으로 혜택을 받은 아이들이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가끔 찾아온다”면서 “그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할머니처럼 남을 돕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또 한번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

광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