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바로 이듬해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그보다 큰 폭으로 추락하는 등 이후 5년 넘게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달 중순부터 모처럼 주가가 급등한 것은 새로 시작하는 사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시장 포화로 정체됐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에 ‘TV 포털’이라는 활로가 열린 것이다. 이 회사가 지난달 24일 내놓은 TV 포털 ‘하나TV’는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받아서 TV로 보는 서비스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사업인 까닭에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대우증권 유상록 선임연구원은 “2개월 무료 서비스를 계기로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장기적인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하나TV 덕분에 기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회원 이탈이 줄어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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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좋지만 결과는 몰라”
하나TV의 성패는 초기에 들인 비용을 얼마나 빨리 수익으로 돌려받느냐에 달려 있다. 하나로텔레콤 측은 ‘내년 말까지 가입자 1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다.
사업 개시 후 3주 만에 3만여 명이 가입해 ‘시작이 좋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무료 서비스 기간이 끝난 후 어느 정도의 가입자가 남느냐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하나로텔레콤은 1999년 화려하게 시작했던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초기 비용도 아직 다 회수하지 못했다”며 “하나TV 사업을 시작하는 데 쏟은 비용을 되찾기까지는 최소한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공중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 없는 것을 가입자 유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케이블TV를 보면서 프로그램 다운로드 서비스까지 돈을 내고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두 배 가까이 높은 KT가 TV 포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수익성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익이 나기도 전에 가입자가 줄어 셋톱박스 구입비와 마케팅비만 날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 연구원은 “KT가 TV 포털 사업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케이블 TV를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며 “한 단계 발전된 형태인 ‘인터넷프로토콜(IP) TV’ 서비스가 안정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기존 사업 비용절감 가능하다”
반면 정 연구위원은 하나TV가 기존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 드는 비용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은 가입자 유지를 위한 광고를 계속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비가 많이 든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2003년부터 해마다 총매출의 23∼24%를 마케팅에 쏟아 부었다. LG파워콤의 공세가 거세진 올해는 마케팅비용이 29%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정 연구위원은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360만 명이 넘는다”며 “요금 인하 혜택으로 이들 가운데 상당수를 하나TV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인터넷 서비스 사업의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공격적으로 시장을 선점한 하나로텔레콤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800원을 제시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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