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는 원래 기체나 액체 상태의 작은 분자지만 여기에 고분자 반응을 일으키면 거대분자로 변하면서 고체 상태의 플라스틱이 된다. 플라스틱 고분자는 본질적으로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 고체 상태의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한 원료 중 일부가 거대분자로 변하지 못하고 작은 분자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물질은 작은 분자이기 때문에 인체 침투가 가능한데 고체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 있다가 환경호르몬 문제를 일으킨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인공혈관, 인공심장, 인공피부 등 인체 내 장기나 조직을 대체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어째서 이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일까? 정제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인체용 플라스틱 제품은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고분자를 합성할 때 발생하는 작은 분자를 철저히 제거한다. 생활용품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공혈관, 인공심장, 인공피부 등 의료용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와 같은 정제과정을 일부분이라도 거치면 된다. 원료를 끓는 물에 담가 두거나 용매에 녹였다가 재침전시키는 과정만 거쳐도 불순물을 많이 제거할 수 있다.
박상수 서울보건대 교수 의료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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