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스타일은 다 다르다. 펀드 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명심할 점은 자신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라
위의 사례에서 A는 아주 공격적인 투자자다.
베팅 액수도 크다. 원금을 다 잃을 염려도 있지만 딸 때는 거액을 손에 쥔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사람에겐 주식 편입 비중이 70% 이상인 성장형 펀드가 적당하다.
B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안전하지 않으면 절대 모험을 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따지 못하지만 위험을 피해 가기 때문에 이길 확률은 아주 높다. 이런 사람들은 주식 편입 비중이 30% 이하인 안정형 펀드 스타일이다.
안정형 펀드는 주식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을 채권 등 확실한 투자처에 집어넣는다. 이 때문에 수익률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원금은 사실상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줏대 없이 남들 따라하는 C 같은 투자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지난해 80∼120%대의 엄청난 수익률을 거둔 펀드 대부분이 올해 ‘죽을 쒔다’고 한다. 남 말 듣고 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올해 땅을 쳤을 게 분명하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밤잠을 못 이루는 ‘새가슴’ 역시 공격적인 펀드 유형에는 맞지 않다.
○ 어떻게 펀드를 선택해야 하나
몸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요령은 투자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재무 분석), 위험을 얼마나 견딜 수 있나(리스크 감내도), 나이는 몇 살인가(연령 분석), 투자 기간을 얼마로 할 것인가(기간 분석), 여유 자산인가(자산 유형 분석)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여기 세 명의 투자자가 있다.
김모 씨는 회사 영업이 잘 돼 연말 특별보너스로 1000만 원을 받았다. 총각으로 부양가족이 없고 나이도 29세로 아직 젊다. 가욋돈으로 받은 1000만 원은 없어도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다.
이모 씨는 57세로 정년을 앞두고 있다. 그가 은행에 모아 놓은 돈은 2억 원가량. 평소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이 씨는 현재 미혼인 아들 한 명과 같이 살고 있다.
최모 씨는 부모에게서 수십억 원대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빌딩도 하나 갖고 있어 임대수익으로만 매월 수천만 원을 번다.
이 세 명은 어떻게 펀드 투자를 해야 할까.
우선 김 씨는 성장형 펀드에 1000만 원을 넣는 게 좋다. 만약 주식이 폭락해 최악의 경우 원금 1000만 원을 다 잃어도 그만이다. 위험 감내도가 높은 데다 아직 젊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 씨는 안정형 펀드에 돈을 넣는 게 좋다. 만약 성장형 펀드에 가입했다가 원금을 날리면 아들 장가보내는 것은 물론 노후생활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된다.
최 씨 역시 안정형 펀드가 적당하다. 부자들은 여유자금이 많긴 하지만 돈을 더 불리는 데 크게 관심이 없다. 절세와 상속에만 관심이 많다.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일수록 모험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펀드투자에 성공하려면 내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처한 상황은 어떤지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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