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四川) 성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두장옌(都江堰) 시 쥐위안(聚源) 진의 중학교가 무너져 학생 900여 명이 매몰되는 등 학교 건물 붕괴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가 크다.
그러나 이는 중국만의 일이 아니며 세계 어느 곳에서 지진이 나도 비슷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학교 건물에 대한 내진(耐震)설계를 강화하고 기존의 건물들을 시급히 보수해야 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2005년 10월 8일 발생한 파키스탄 대지진으로 사망한 어린이 1만 7000여 명 가운데 7000명 이상은 학교 건물 붕괴로 희생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이탈리아, 터키, 알제리, 모로코 등에서도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지진에 취약한 학교 건물을 더디게 보수하는 여러 나라 중 하나일 뿐"이라며 "전 세계 수천 개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 수천만 명이 지진의 위험을 안고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면서 학교 건물이 커져 지진에 의한 학생들의 대규모 희생 위험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부유한 국가든 가난한 국가든 상관없이 대형 지진이 발생하면 중국과 비슷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04년 발표한 지진 안전 관련 보고서에서 "각국이 학교 설계와 건축에서 나타나는 결함을 미리 막을 수 있는데도 보완 조치가 미흡하며, 여러 나라의 건축법에서도 학교 건물에 내진설계를 의무화하지 않아 지진만 나면 학교들이 붕괴된다"고 지적했다.
지진으로부터 학교를 지킬 조치가 충분히 취해지지 않고 있는 주된 요인은 자금이나 기술 부족 문제보다는 사회의 무관심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여러 나라가 지진을 '천재(天災)'로만 여기고 대응책을 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전 교수인 벤 위스너 박사는 "지진에 강한 학교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건설비에 5% 정도의 비용만 추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