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공장 1만4000개 ‘와르르’ 10조원 피해

  • 동아닷컴
  • 입력 2008년 5월 20일 21시 25분



중국 쓰촨(四川) 성 대지진의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여진(餘震)의 공포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지진국은 19일 밤 리히터 규모 6, 7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예보했다. 실제로 20일 오전 1시 52분경엔 이번 지진으로 1200명이 사망한 핑우(平武) 현에서 규모 5.0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 피해 지역과 규모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진 사망자 1인당 5000위안(약 65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하는 등 피해 수습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일 낮 12시 현재 사망자는 전날보다 한 명 늘어난 3만4074명, 부상자는 700여 명이 늘어난 24만5963명, 실종자는 3만236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공장은 쓰촨 성 내에서만 1만4000곳에 이르고 피해 금액은 67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고 '국가공업 및 신식화(信息化·정보통신)부'가 20일 밝혔다.

▽여진에 쫓긴 이재민 엑소더스=여진이 예고되자 재난 지역의 주민들이 대탈출에 나섰다. 두장옌(都江堰) 시 재난구조센터 관계자는 "60만 명의 주민 대부분을 청두(成都) 쪽으로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인 리푸젠(李福建·47) 씨는 "청두나 충칭(重慶)의 친척집으로 많이 빠져나갔고 친척이 없는 사람들은 청두 시가 제공하는 임시 천막촌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대탈출은 스팡(什¤), 펑저우(彭州), ¤주(綿竹) 시 등 진앙인 원촨(汶川)에서 50~60㎞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다른 도시들에서도 이어졌다.

▽'3고(孤)'에 우선적인 지원=중국 정부는 이재민 중 고아, 홀로 남은 노인, 가족 없는 장애인 등 '3고(孤)' 이재민에게 심사를 거쳐 3개월 내에 1인당 월 600위안(약 10만5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쓰촨 성 정부도 '지진 고아'에 대한 학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리청윈(李成雲) 부성장이 19일 밝혔다. 리 부성장은 "'지진 고아'가 대학에 합격하면 학비 전액을 성 정부에서 부담하고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직업학교 입학을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직업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직장을 찾는 데 적극 도움을 주기로 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는 주로 10세 이하의 지진 고아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의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32년 전 대지진을 겪었던 허베이(河北) 성 탕산(唐山) 시는 지진 고아 500명을 입양하기로 했다. 탕산 대지진 당시 부모를 잃은 장샹칭(張祥靑) 철강회사 사장은 "지진이 발생해도 붕괴되지 않는 학교를 세워 달라"며 1억 위안의 성금을 쾌척했다.

▽기적적인 구출…안타까운 구조대원의 죽음=지진이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기적 같은 생존자 구출 소식도 드문드문 이어졌다. 진앙인 원촨 현 잉슈(映秀) 진의 한 발전소 건물에 매몰됐던 마위안장(馬元江·31) 씨가 20일 오전 구조돼 충칭 시 제3 군의대학 신차오(新橋)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19일 오전 10시 40분경에는 베이촨(北川) 현 취산(曲山) 진 전력공사의 잔해더미 속에서 리밍추이(李明翠) 씨가 164시간 만에 구조됐다.

구조작업이 길어지면서 구조대원들의 희생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잉슈 진에서 도로 보수작업을 하던 구조대원 200여 명이 갑자기 흘러내린 토사에 매몰돼 사흘째 실종 상태라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날 원촨 현에서 가까운 리(理) 현에서는 도로 복구작업을 하던 인민해방군 등 구조대원 158명이 산사태로 숨지기도 했다.

한편 그린닥터스(단장 박종호·부산센텀병원장) 소속 한국인 의사와 관계자 28명, 중국인 의사와 간호사 12명 등 40명은 19일 현지에 도착했으나 여진 경보와 중국 정부의 만류로 청두에서 이틀째 발이 묶여 있다. 이들은 여진 우려 때문에 호텔이 숙박객을 받지 않아 이날 버스에서 밤을 샜다. 의료진은 여진 경보가 끝나는 21일 두장옌 시로 들어가 봉사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청두=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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