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好禮則民莫敢不敬 이하 세 문장에서 則은 ‘∼하면 곧 ∼하다’는 짜임을 이룬다. ‘莫敢不∼’은 ‘감히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중부정의 뜻을 나타낸다. 같은 짜임의 문장 셋 이상을 나란히 사용하는 수사법을 類句法(유구법)이라 한다. 用情의 情은 情實, 誠實이다. 夫는 발어사, 如是는 ‘이와 같다면’이다. 襁負는 포대기로 업는 것을 말한다. 焉用은 ‘어찌 ∼을 필요로 하겠는가’로, 焉用稼는 어찌 그 자신이 꼭 농사를 배울 필요가 있는가라는 뜻이다. 공자는 정치에서 위정자와 일반 백성을 구분하여 그 역할의 차이를 강조했다. 맹자가 마음을 쓰는 勞心者(노심자)와 힘을 쓰는 勞力者(노력자)를 구분한 것도 그 연장선에서다. 다만 당시 체제에서는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신분상 구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勞心者와 勞力者를 역할 개념으로 환치해야 할 것이다. 위정자가 禮와 義와 信을 소중히 해야 정당성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은 지금도 변함없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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