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人은 학문수양이 없어도 나면서부터 착한 사람이다. 聖人(성인)과는 다르다. 爲邦은 ‘나라를 다스린다’로, 爲는 治(치)와 같다. 百年이란 오랜 기간을 뜻한다. 善人들이 이어져 백년에 이른다고 보아도 좋다. 亦은 ‘역시’, 可以는 ‘∼할 수 있다’, 矣는 ‘∼이다’이다. 勝殘은 잔악한 사람에게 이겨 악행이 없게 됨, 去殺은 큰 범죄가 없어 사형을 집행하지 않게 됨을 뜻한다. 誠哉是言也는 是言也를 도치하여 강조한 어법이다.
당나라 太宗(태종)이 언젠가 “난리 뒤라 나라를 다스리기 어렵다”고 탄식하고 “善人이 나라를 다스려 백년이 돼야 잔악한 사람을 감화시키고 사람 죽이는 사형도 없앨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신하 魏徵(위징)은 “난리 뒤에 오히려 다스리기 쉽습니다. 허기지면 음식을 잘 받아들이는 것과 같습니다”라 하고 “聖哲(성철)이라면 제왕은 한 해 만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하여 仁義의 정치를 권했다. 다른 신하 封倫(봉륜)은 法治(법치)를 강화하고 (패,백)道(패도)를 써야 한다고 하면서, 위징은 書生(서생)이라서 時務(시무)를 모른다고 비판했다. 당태종은 위징의 말대로 나라를 다스려 봉륜이 죽은 후 효과가 나타나자, 봉륜이 그 사실을 보지 못해 애석하다고 했다.
당태종의 貞觀之治(정관지치)는 미화된 측면이 있지만 당태종이 諫言(간언)을 받아들이고 仁義의 정치로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다. 정치에서 時務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仁義의 이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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