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패션문화협회 장병석 회장 “개성만점…

  • 입력 2009년 9월 17일 08시 34분


체형변화 못 따라가 기성복 쇠퇴…대기업들도 맞춤시장 진출 채비

맞춤 양복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제37회 한국남성패션컬렉션(주최 한국남성패션문화협회)이 지난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내년 트렌드로 떠오를 고급 소재를 이용한 럭셔리한 분위기의 블랙 계통과 회색톤 색상이 무대를 장식해 시선을 모았다.

사실 1980년대만 해도 양복을 입는 사람의 80%%가 맞춤 양복을 입을 정도로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현재는 기성복에 밀려 맞춤 양복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든 상태. 이런 상황에서 행사를 지속적으로 여는 이유는 뭘까.

맞춤 양복의 시대가 다시 온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날 행사 전 만난 한국남성패션문화협회 장병석 회장은 맞춤 양복의 시대가 다시 올 거라 확신했다.

“앞으로 트렌드는 개성을 찾아가는 겁니다. 개성에 대한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맞춤 양복이 점차 늘어나리라 봐요. 체형 또한 많이 변해 기성복으로는 커버가 안 됩니다. 대기업에서 맞춤 양복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라고 보면 됩니다.”

장 회장은 하지만 대기업에서 하는 맞춤 양복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맞춤 양복은 기능인이 하는 건데 대기업에서 하는 맞춤은 단지 분업해서 조립하는 것에 그친다는 거다. 그 분명한 차이로 가봉을 예로 들었다. “진정한 맞춤은 가봉을 하는 겁니다. 가봉을 본다는 것은 오랜 경륜이 필요한 건데, 길이만 줄이고 품만 줄인다고 밸런스가 맞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대기업에선 샘플 양복을 이용하고, 가봉도 하지 않아요. 진정한 맞춤 양복과는 거리가 있죠.”

그렇다면 맞춤 양복은 기성복에 비해 뭐가 좋을까. 장 회장은 신체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점을 든다. “어깨가 좁은 사람은 어깨를 살리고, 배가 나온 사람은 날씬하게 하는 등 이미지 관리를 할 수 있어요. 그게 바로 맞춤 양복의 효과입니다. 잘못된 옷은 오히려 배가 나오게 하죠.”

한국의 맞춤 양복 역사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시작했다. 해창, 잉글랜드, AQ 등 맞춤 양복점이 속속 생겼고, 현재는 한국남성패션문화협회에 등록된 맞춤 양복점만 해도 전국적으로 800여 군데에 달한다.

재단사 경력은 대부분 30년 이상. 전문적인 기능과 연륜을 지닌 인력의 측면에서 볼 때 기성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19 69년 탄생한 한국남성패션문화협회는 19 70년 국내에서 최초로 패션쇼를 열며 남성 맞춤 양복의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 그렇게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회 환경이 변하면서 맞춤 양복 소비자들의 주문도 다양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획일적인 게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비 컬러가 유행이면 전 세계가 다 아이비 컬러를 입었는데, 지금은 트렌드가 다원화됐습니다. 사람들이 개성을 찾기 시작했다는 얘기죠. 클래식을 찾는 사람은 영원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명품 기성복 스타일로 만들어 달라고 하는 젊은 층도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장 회장은 맞춤 양복 명품화와 정부 차원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유럽이나 프랑스 명품은 원래 소규모 가내 수공업으로 출발했고, 정부 차원에서 육성해 명품이 된 겁니다. 우리나라 양복은 국제 기능 올림픽에서 12연패를 할 정도로 기술이 뛰어납니다. 다른 나라들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려고 할 정도죠. 그런데 명품화는 하나도 못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투자를 많이 한다면 우리 맞춤 양복도 충분히 명품이 될 거고,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할 겁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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