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는 개사로, 用과 같다. 敎는 道義, 農耕(농경), 전술의 교육은 물론,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공감 형성도 아우른다. 是는 앞의 말을 가리키고, 之는 不敎民을 가리킨다.
‘춘추좌씨전’에 보면 기원전 633년에 晉(진)나라 文公(문공)이 교화에 힘쓴 지 두 해 만에 백성을 동원하려고 하자 대부 子犯(자범)은 백성들이 義를 알지 못한다며 말렸다. 백성의 생활이 안정되고서 문공이 그들을 동원하려 하자 자범은 백성들이 信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문공은 原(원)을 치고 30리를 물러나 신의를 보이고 나서 백성을 동원하려고 했다. 자범은 백성이 禮를 모른다며 반대했다. 문공이 예의의 기준을 밝히고 관직의 위계를 바로잡자 비로소 백성이 명령에 의혹을 품지 않게 됐다. 문공은 백성을 동원해서 제나라와 초나라를 이기고 覇者(패자)가 되었다.
子犯은 ‘군사는 명분이 正大하면 씩씩하게 된다’고 했다. 구한말 의병장 崔益鉉(최익현)도 ‘믿는 것은 군사를 일으킨 명분의 정대함이니, 적의 강함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군대를 강하게 하려면 동원의 명분이 정대하여 국민들이 명령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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