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언론에서 금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합니다. 세계적으로 금괴 사재기 열풍도 불고 있다는데 왜 금값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걸까요.》
불안한 경제-달러화 약세로 안전자산 관심 각국 중앙銀-자산가들 지속적으로 金 매입
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지난 주말보다 5.70달러(0.5%) 오른 온스당 1101.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3일 온스당 715달러 수준이던 금값은 올해 4월 중순 872달러, 9월 중순 1000달러를 넘는 등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투자 대상입니다. 언제든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換金性), 일정한 가치가 보장되는 안정성 등이 투자 대상으로서 금이 가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금은 ‘절대화폐’로 불리기도 합니다.
금은 경제가 안정적일 때는 투자자들에게 주요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이때는 안전자산인 금보다 투자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주식 같은 위험자산으로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죠. 최근 금값이 급등한 배경엔 여전히 불안한 경제 상황이 깔려 있습니다.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지난해 가을보다 경제여건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미국의 실업률이 10%를 넘고 소비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부추깁니다. 경제가 불안하면 투자자들은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실물자산인 금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죠.
최근 금값이 급등한 원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미국 달러화의 약세입니다. 미국 달러화는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한편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달러가 강세일 때는 상대적으로 금이 약세를 띠고, 달러가 약세일 때는 금이 강세를 띠는 셈이죠.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급등한 동안에 달러 가치는 연일 떨어져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9일 현재 74.93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는 15개월 내 최저 수준입니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쓰면서 막대한 달러를 찍어낸 데 따른 것이죠. 시중에 달러가 넘쳐나니 가치도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심화돼 장기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은 달러 대신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에 몰리게 된 것이죠. 공급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각국의 중앙은행은 최근 앞 다퉈 금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전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달러화가 약세를 띠면서 대안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죠. 미국 달러화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보유 외환 다변화 차원에서 금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인도 중앙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t의 금을 67억 달러에 매입했고 중국은 최근 수년간 금 보유량을 600t에서 1054t으로 크게 늘려왔습니다. 대부분 유럽 국가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 비중은 60%를 웃돌고 있습니다.
금에 대한 수요는 중앙은행뿐만이 아닙니다.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개인도 금 매입에 적극적입니다. 세계적으로 금괴, 골드바 수요가 늘고 있고 미국에서는 최근 심야시간대 TV 광고에 금괴나 금화 판매광고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섭게 상승하며 온스당 1100달러를 훌쩍 넘은 금이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지속할지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립니다. 메릴린치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18개월 내에 온스당 금값이 15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금을 사들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죠. 과거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값이 더욱 급격히 오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시대가 전개된다면 금값은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반면 일부 전문가는 단기간에 금값이 너무 급하게 오른 점과 향후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내세우며 금값이 오름세를 멈출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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