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자 A25면 포토에세이에는 ‘오징어 머리’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머리가 아니라 지느러미 아닌가요?(경기 성남시 분당구 독자 이재은 씨
A: 지느러미가 맞아… 다리도 실제론 팔
독자의 지적이 맞습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에 따르면 사람은 자기중심적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다른 개체도 나와 비슷하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합니다. 기자가 오징어 지느러미를 머리로 인식한 이유도 모든 생물이 머리부터 시작해 다리로 끝날 것이라는 사람 중심의 프레임에 갇혔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오징어나 문어 등 두족류(頭足類)를 부르는 명칭에는 사람 중심의 프레임이 남아 있습니다. 오징어 전문가인 국립수산과학원 김영혜 박사에 따르면 두족류는 ‘케팔로포다(cephalopoda)’를 번역한 말로, ‘포다(poda)’는 그리스어로 발이라는 뜻입니다. 그리스 인근 지중해에는 문어가 많이 삽니다. 문어는 여러 개의 다리로 마치 걷는 듯이 땅을 짚어 가면서 이동합니다. 이런 움직임을 보면서 사람들이 두족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런 발 또는 다리는 사실 팔의 역할을 합니다. 분류학적으로도 머리와 입 주변에 붙어 있기 때문에 팔(arm)이라고 부릅니다. 먹이를 잡거나 교미할 때 팔처럼 붙잡는 역할을 하지요. 흔히 오징어 눈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입입니다. 진짜 눈은 오징어를 말리기 전 내장과 함께 떼어내고 그 자리에는 나무 막대기를 끼워 오징어가 돌돌 말리지 않도록 막습니다. 삼각 지느러미가 있으면 오징어, 지느러미가 몸통 전체에 붙어 있으면 갑오징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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